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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에는 한국의 아카시아(정확히는 pseudoacacia)를 기억하게 된다
고등학교(2)-대학교(4)-대학원(6)-생공연(2) 14년을 아카시아에 둘러쌓여 5월을 보내기도 했다
고등학교는 벌통을 둘만큼 아카시아가 많고 산속에 있어서
습도를 머금어 공기가 가라앉은 저녁에는
운동장이 온통 아카시야향이기도 했다
세종관에 살 때는 멎은편 고등학교와 성두산에서
실려오는 향이 창문을 열어두면
살짝씩 들어왔다
생공연은 가까이에 아카시아는 별로 없지만,
공기를 머금는 곳이어서인지
저녁 내내 맡아도 사라지지 않는 아키시아향이었다
아카시아숲을 걷는 것보다도 진하게
작년 5월에 센팍에서 아카시아를 찾아보려고 했다
향은 나는데 그쪽으로 가면 막상 있지는 않았다
검색해보니 아카시아는 북미가 원산지고
한국에는 1900년대 초에나 도입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근처에서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센팍을 걷다 몇 그루를 발견했다
그런게 묘한 위로가 되는 거 같다
작년 여름밤 센팍에서 반딧불이를 발견했던 때처럼
봄꽃 중 최애를 고르라면 아카시아인데
아카시아는 콩과식물이다
그리고 콩은 먹지 않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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