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서정시들은 일견 화려하고 위대한 것보다 작고 소박한 세계를 지지하거나 옹호한다. 그리고 이는 한 시인의 성장과정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느껴왔던 소외감이나 상실감이 그의 시 속에 자연스레 배어나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의 시가 대개 사소하고 고립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은, 원자화되고 파편화된 현대사회의 특성과 그로인한 삶의 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그것은 논리나 이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 인간의 근원적인 소외감이나 고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데올로기나 도덕적 규범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원초적인 공허감 또는 결핍이 시인 스스로를 주변자로 만들거나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 상황 자체를 문제 삼는다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