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드림 (woojoodream)
Would you dream? 당신이 꿈꾸는 것

Post-doc life/US postdoc life

[잦은 출장에 대한 업데이트]

우주드림 2024. 8. 3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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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중순 또는 10월 중순까지 출장이 여기 저기 많습니다.


2. 일반적인 경우보다 많기도 하면서 또 자주 바뀌는 상황을 개별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움이 있어서 정리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3. 학회(10%)+교수님 대체발표(10%)+민간우주인 샘플처리를 위한 현지 방문(80%)인데


4. 개별민간 기업 또는 프로젝트인 유인우주발사가 SpaceX Polaris Dawn (1-2), SpaceX FRAM2 (3-4), Blue Origin (5)가 일정이 몰린 이유가 큽니다.


5. 대부분 발사 일정 공지가 그렇듯 늘 NET (No Earlier Than)이고 몇 주씩 또는 몇 달씩 미루기도 하고, 예정인 1주 전에 취소되거나 기상이나 기술적 이유로 당일 취소도 될 수 있어서 일정 계획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6. 그러다 다시 개별 기업 발사 일정이 근 2-3달 사이에 활성화 되기도 하고


7. 제 일정을 발사 일정에 맞춰야 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8. 그리고 프로젝트 초기에 루머가 생기기도 하고 (6) 교수님이 같은 사람이 계속 해서 사람에 의한 변수를 최소화 하고 싶기도 하셔서 계속 가게 되기도 합니다.


9. 바이오뱅크 샘플 8,000개 중 지금은 한 60%를 제가 한 거 같은데 %가 늘어나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7). %가 늘어난다고 개인적으로 좋은 거는 없습니다.


10. 샘플 모으러 다니고 일관되게 처리하는게 과학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대체불가한 역할이거나 지적으로 고도의 활동이나 결과물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11. 샘플 모은 것과 별개로 논문이나 지적생산물을 생산해낸 사람이 크레딧을 받는게 일반적이기도 합니다.


12. 낭만적으로는 연구 투어 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13. 저에게는 초과수당 받으려고 야근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14. 연구자에게 주어진 상황이 스스로에 대한 최대의 착취와 같은 면이 있어서 이 프로젝트가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15. 늘 기다리는 또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한 일들이 쌓여가고 재촉받고 있습니다.


16. 또한 출장이라는 속성상 일상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일상이 파괴되는 면도 있습니다.


17. 동선만 생각하면 여행이지만 그 의미를 생각할 때 업무 목적이 있는 이동은 휴가적 개념의 여행이 될 수 없기도 하고


18. 여행은 설레기 시작할 때부터라는 말처럼 준비하고 기대하고 경험하고 돌아와서 다시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총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면에서


19. 여기서 할 일과 저기서 할 일 사이의 일정을 끼어 맞추고 (+교회일정) 빈틈에는 미안해하고 있던 다른 프로젝트들을 끼어넣고


20. 또 새로운 지역에서 일만 하면 왠지 미래의 저에게 미안할까 싶어서 가볼 곳과 해볼 일들을 찾고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 자체도 추가 업무 같기도 합니다.


21. 그래서 출장이 있으면 마음도 몸도 빠쁜 것 같습니다. 이동수단/숙박, 식사, 출장 업무, 기존 업무, 거기서 가야할 곳을 알아보고, 고민하고, 결정하고, 결정에 대한 감정을 처리하고 등.


22. 다시 여행이라는 면에서 일상에 틈입하는 것이 여행이지, 떠도는 생활에 틈입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여행으로의 기분전환보다는 삶의 불안정성이 크게 다가오는게 오늘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23. 돌봐야 할 대상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굳이 일을 하는 목적을 말하자면 돌봐야 할 대상을 위함이라는 면에서 행복도가 높지는 않다고도 생각됩니다.


24. 그렇지만 불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쓰다보니 대충 느끼고 지나갔던 것들이 좀 더 생경해져서 표현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25. 누군가는 이런 삶을 원할 지도 모르겠지만 역설적이게 이런 삶을 원치 않아서 이런 삶이 주어졌다는 마음이 드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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