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드림 (woojoodream)
Would you dream? 당신이 꿈꾸는 것

Post-doc life/US postdoc life

3년차 마무리

우주드림 2024. 8. 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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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23. 3년차 끝.


1. 공교롭게 3년 전 대전에서 뉴욕에 이사 온 같은 날(2021. 7. 23.)에 대전에서 뉴욕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2. 지난 3년간 마음을 썼던 대부분의 것들이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었다


3. 크게 일, 교회, 관계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셋을 관통하는 맥락이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4. 열정의 시기가 지나고 냉정의 시기가 오는 것이 자연스럽기에 권태로운 시간이 찾아올까 미리 준비하게 되기도 했다


5. 비슷한 때 같이 조인한 두 명의 포닥은 교수가 되어 랩을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다


6. 3년 전 있던 두 명의 시니어 포닥 중 1명은 교수로, 1명은 회사로 떠났다


7. 그래서 어느새 포닥 중에 시니어가 되어 버렸다


8. 그렇다고 랩에서 제일 오래 있던 사람은 아닌게 매니저, 박사과정, 박사과정 후 포닥을 한 분들이 있다


9. 한국에서 학회나 세미나 때 만난 한국 교수님들은 한국에 교수직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주로 생각하는 거 같다. 어떻든 본인이 경험한 대로 다른 사람의 삶도 바라보게 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거기에 맞춘 조언을 주시는데


10. 나는 늘 진로에 대해 별 계획이 없거나 주위보다 느렸다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11. 하루하루는 열심히 살지만 전체적으로는 되는대로 같은 느낌인 거 같다


12. 아니면 현실감각이 떨어지거나 세상 물정을 잘 몰라서 그럴 수도


13. 그래도 헤맬 수 있는 또는 시행착오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같은 것도 괜찮다고 해야할 거 같다


14. 그럼에도 좀 더 생각해보면 당장은 더 매력적인 곳이 있거나 여기를 떠나고 싶은 이유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던 거 같다


15. 오히려 여기에서 뭘 더 해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거 같기도 하고


16.  그럼에도 앞으로 1-2년 내에 최근 발표한 결과보다 더 낫거나 최소한 비슷한 정도로 할 수 있어야 더 남아 있는게 유의미 할 거라는 의견이 기억에 남았다


17. 말하자면 CV의 정점일 때 잡 마켓에서 팔아야 하고, 그 시점은 본인이 제일 잘 알거라고. CV에서 꺾이기 시작하면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18. 여전히 돈을 많이 내고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만으로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19. 1년에 2달 쯤 출장으로 집에 없는데 집 크기가 줄고 렌트도 줄면 좋겠다


20. 어떤 면에서는 실질소득을 늘리기 위해서 출장을 좀 더 가려는 거 같기도 하다


21. 급여에 관해서는 물질주의와 자본주의의 중심 같은 이곳에서 돈을 따르지 않는 삶의 훈련의 시기라고 생각하면 또 그런대로 즐거움이 있다


22. 그래서 계약서에 싸인을 하는 순간이 믿음의 고백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시길


23. 양극화와 자산 가치 상승 때문인지 몰라도 시대를 대표하는 가치라고 할 것이 흐려지고 돈이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시대라는 점에는 몇 넌 전부터 의견이 모아지는 거 같다


24. 인생이 수익률 게임이 되어간다는 주장들도 더 생각해보게 되고


25. 한편으로 저위험 고소득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고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것이 시대적으로 합리적이지는 않았을 수 있어도 시대에 휩쓸리지 않게 하는 면이 있었던 거 같다


26. 그 사람이나 상황이 실제로 어떤 줄 알면서도 선하게 보려는 태도가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7. 그리고 그것 때문에 상처 받거나 힘들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28. 그런 면에서 다시 일, 교회,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29. 분명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 있는게 자명하면서도


30. 순진할 지라도 선하게 보려는 낙관을 지켜 나갈 수 있다면 그것대로 소중할 것 같다


31. 그 시선으로 누군가가 스스로 좀 더 선한 쪽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수 있다면


32. 교회에 관해서는 마음 둘 곳이기도 했지만,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게 하는 곳이기도 했다


33. 이 땅의 소망이 교회에 있다고 믿지만


34. 냉정하게 생각할 때 그 구조적으로 평신도가 내부에서 상향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기대도 많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35. 평신도에게 주어진 것은 남을 것인가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인가 아예 떠날 것인가 정도인 거 같다. 탈출, 항의, 충성 컨셉에서 항의의 공간이 별로 없다고 할까


36. 지나고 보면 윈투찬양팀이 사라지고 계속 헤멘 거 같다


37. 헤메는 시간이 길어져서 지치는 면도 있다


38. 그리고 여러모로 기타는 마침내 일단은 그만 해야될 거 같아졌다


39. 치는 걸 좋아했다기 보다 필요로 하는 느낌이 좋았던 거 같기도 하다


40. 그렇게 생각하면 더 필요로 하는 곳이 생겨서 놓게 되는 거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41. 자기중심적으로 리프레이즈 하면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외면했다고 할 수도 있고


42. 라운드 숄더로 늘 불편했는데 일과 기타 때문인 게 컸다.


43. 기타도 안 치고, 어깨가 말리지 않게 하는 감각이 늘어서 삶이 한결 가벼워졌다


44. 여러 대화나 이야기 중에 발광체인가 반사체인가 고민해보게 되었다


45. 빛나는 면이 있다면 그것이 별인지 행성인지 보석인지


46. 사회적 관계가 원만한 삶이 행복한 삶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43. 꼭 그러고 싶은 건 아니어도 잘 할 수 있거나 더 필요로 하는 곳이 일을 하는 곳이어서


47. 그 외에는 스스로가 무용지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48. 스스로 편하지가 않기도 하다


49. 또 누군가는 사랑이 있는 수고가 행복이라고 하기도 하니까


50. 앞으로 만 2년 정도 바짝 열심히 하고 안 하고가,


51. 향후 커리어의 색채를 바꿀 수 있을 거 같은데


52. 그게 또 삶의 중요한 것을 놓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53. 고민이 되기도 한다


54. 속 시끄러운 일이 많아져서 유명해지고 싶지 않은데 또 일을 해나가려면 어쩔 수 없이 홍보하고 알려서 영향력을 얻으려고 해야 하는 면이 있기도 해서 인지부조화가 생긴다


55. 풍파를 겪었지만 고생하거나 지친 티가 나지 않는 모습일 수 있기를


56. 스스로 들여다 보려고 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타인의 자리가 남는 거 같다


57. 한국에서 익숙한 장면들이 아련함이 많았다


58. 운전 중에 랜덤 플레이리스트로 백예린 씨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그것보다 전에는 우주 들어가는 노래 듣다 시작된 거 같기는 한데, 좀 더 밝고 말랑말랑한 Nell 같은 면이 있어서 자주 듣게 되었다. 음악을 거의 안 듣다 꽤 오랜만이었다.


59. 4년차는 무슨 일이 있을 지 전혀 모르겠다


60. 직관적으로는 다시 시작하는 것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아주 새롭지는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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