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1장 12-21절
바울은 과잉성취자 (Overachiever)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소개하는 이력에 나타나듯 로마 시민권자이며, 정통 유대인, 바리새인, 가말리엘의 제자이면서 젊을 때는 유대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데 열심이기도 했습니다. 회심 이후에도 자유함을 얻어 여러 지위를 누리며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즐기며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마지막까지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고 (빌립보서 3장 13-14절),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려고 (디모데후서 4장 7절) 하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여러 서신에서 사역에 몰두되어 있는 모습이 한결같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멈추지 않는 열차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바울과 시간의 관계는 화목했을까 궁금해하게 됩니다. 바울이 감옥에 갇혀 멈출 수밖에 없었을 때, 보인 모습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빌립보서 1장에 나타난 문체에는 시기와 다툼으로 복음을 전하는 상황까지도 긍정적으로 보는 바울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감옥에 갇혀서까지 서신으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로 여유로웠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19-21절에서 나타나는 상황을 초월한 믿음의 고백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간절한 기도(호산나)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감옥에 갇힌 때의 바울의 믿음의 고백은 '선한 능력으로' 찬양의 모티브가 된 본 회퍼 목사님의 고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들처럼 강력한 공권력에 의해 갇힌 감옥은 아닐지라도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에서 발생하는 선한 싸움과 매이는 순간에서 믿음의 본을 보인 이들과 같은 고백이 제 삶에서도 이어져가길 소망하고, 또 그런 순간이 있었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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