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비난, 사명, 무죄

누가복음 23: 1~12절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향하시는 길에서 이스라엘 장로들, 빌라도, 헤롯을 거치며 이리저리 끌려다니시고 멸시와 조롱과 핍박을 견디십니다. 예수님의 무죄함을 알면서도 시대의 권력자들은 의로움을 저버리고 악한 계획의 성취를 위해 연합합니다.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자신을 드리시기까지의 길을 돌아보게 됩니다. 앞서 말씀을 통해 소개된 예수님은 변론에 능하시어 시대의 율법학자들을 앞세우고도 그들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등 지혜로우면서도 적극적인 대화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때부터 오늘 말씀에 이르시기까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씀 외에는 이전과 같은 적극적인 변론을 하시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일을 감당하던 중 부당한 조롱, 비난, 멸시, 핍박을 당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서로 반목하던 이들조차 저를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도 하였습니다. 부당함과 억울함 뿐 아니라 분노에 이르러 저에게 주어진 힘과 능력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발버둥치게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보이신 예수님은 이전으로 돌아가 제 모습을 지켜보게 하십니다.

저는 당시 제 자신이 정당하고 다른 이들이 부당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인정받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승리하기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부당한 상황에도 본인의 고통과 감정보다 하나님의 사명을 바라보셨습니다. 그 모든 상황을 이기실 능력이 있으심에도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만을 전하실 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무죄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아들로써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죽으시는 그 사명을 위한 이유 뿐이라는 점을 보이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전히 과거의 상황에 대하여 세상의 전략과 전술로 더 잘 대응하지 못했던 스스로와 주변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을 따라가며 스스로를 옳다고 여기고 싶어했던 교만을 보게 되고 그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모습은 어떠해야 했을지를 더 고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