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6장 36-50절
저는 그동안 십자가 사건을 생각할 때, 물리적 고통에 주목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십자가 고난을 미디어적으로 소비하는 일련의 방식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최근에는 물리적인 표현들보다 십자가를 앞둔 예수님의 정서와 내면에 대해 더 바라보게 됩니다.
각자의 신앙과 세계관에 대해 나누다보면 종종 하나님께서 얼른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여러 맥락이 있겠지만 부패하기 쉽고 죄된 세상에서 연약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의 비루함과 비참함 같은 면으로 인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는 기꺼이 이 곳으로 오셔서, 연약한 인간으로 사는 삶에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시는 의사결정 과정이 성경에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공생애 기간에 정서와 내면의 괴로움이 나타나는 부분이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늘 말씀에서 '슬픔에 잠겨 괴로워하시고',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라고 표현하시는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인간으로 우리와 같은 고통을 당하셨다는 것에는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제자들에 의해 버림 받는 고통(마26:31), 십자가에서 하나님께 버림 받는 고통(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27:26),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의 고통(마26:38), 그래서 그 잔을 거둬주시기를 구할만큼 두려웠던(마27:39) 고통이 있으셨다는 것에 조금씩 더 가닿게 됩니다. 특히,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지으셨고 그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감당하시는 것처럼 관계를 중시하시는 점을 생각하면 제자들에게, 하나님에게 버림 받는 그 고통이 어떠한 것이었을지를요.
그 모든 것을 저 때문에, 저를 대신해, 저를 위해 기쁘게 지시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어느 때에도 빼앗길 수 없는 감사의 이유를 허락하심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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