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드림 (woojoodream)
Would you dream? 당신이 꿈꾸는 것

Post-doc life/US postdoc life

2022년에 대하여

우주드림 2023. 1. 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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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에 마디를 남기는 것이 중요해서 절기마다 이벤트들이 있지 않을까 하게 된다.


2. 그런 면에서 인스타 스토리, 포스트, 메모, QT 기록이 마디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


3. 대전에서 28년쯤 있다가 이사온 지 1년 5개월이 되었다.


4. 처음 1년은 관광객 같은 마음이었는데, 점차 여기 사는 사람처람 느껴지고 있다.


5. 장소와도 관계가 형성되는데 시간이 필요한 거 같다. 좋아하는 길, 시간, 공간 같은 것들.


6. 같은 집, 학교, 교회, 동네에 있다 새로운 곳에 와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많아서 종합대학을 다니는 기분일까 싶기도 하다.


7. 그래서 모임이 많다


8. 그래서 시간 사용이 많다.


9. 그게 소비인지 투자인지 아직 구분이 안 된다.


10. 아무튼 모든 면에서 여백이 적다.


11. 학계 연구자의 삶이 보편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고, 워라밸이 나쁘다.


12. 쉽고 편하고 멋진 일이면 내국인들로 충분히 채워졌을 것인데


13. STEM 쪽에 PhD나 포닥으로 여전히 외국인들을 필요로 하는 건 별로 하고 싶어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14. 그래서 여기서 나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남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을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인 면이 있다.


15. 그나마 잘되는 부잣집 같은 곳에 있어서 나은 점이 많기는 하다. 시간 제한이 있겠지만.


16. 고등학교 입학하고나서 15년 정도는 시간과 화목하지가 못하게 느껴지는데, 딱히 해결할 방법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17. 공부나 연구를 하는데 중요한 자원이 사간이고, 삶의 다른 부분에서 시간을 뺐어오게 된다.


18. 일을 하는데에 좋은 상태와 기분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포기할 게 많다.


19. 무언가 하나에 성실하다는 것은 다른 여러가지에 성실하지 못하다는 것과 같기도 하다.


20. 이사를 올 때만해도 새로운 곳에서 운동도 하고, 식사도 잘 챙기고, 집 정리도 잘 하고,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데 다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것들이 되었다.


21. 그럼에도 모임이나 약속이 가장 많은 1년이었던 거 같다. 그런 면에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22. 여전히 먼저 만나자고 하게 되지는 않는 거 같다 ㅋㅋ


23. 현재의 시간을 아끼는 점에서 현재를 살기보다 미래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24. 어떤 미래를 살고 있냐고 하면 현재로서는 지구 또는 지구의 인력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라고 할 거 같다.


25. 일반적으로 끌어당기는 것으로부터 안정적인 상태를 찾기가 어려우면서도 너무 떨어지게 되기는 싫기도 해서 경계에 걸쳐서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반복이 좋지 않아서인 것 같기도 하다.


26. 10년 전에 카이스트 문학상에 글을 보낼 때는 세상과 관계를 이 정도로 해서 지내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27. 그러고 10년을 보내고 나니 재평가가 필요한 것 같다.


28. 꼭 붙어서 안착되어 있지 않아도 공전을 하던 탈출을 하던 아주 벗어난 것은 아니니까


29. 적다보니 송구영신 예배 때 제출할 기도제목을 어느정도 정리하게 되었다.


30. 그리고 덕분에 감사한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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