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드림 (woojoodream)
Would you dream? 당신이 꿈꾸는 것

Quiet Time

이삭, 우물, 블레셋, 아비멜렉, 그랄, 떠돌이, 가나안

우주드림 2022. 9. 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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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6장 12-16절 QT 나눔

하나님의 복을 받은 이삭 무리가 번성하자, 지역 사람들은 이삭을 시기하고 그의 터전에서 그를 떠나게 하며 떠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제 삶에서 그동안 심은 것이 이것저것 있지만 대부분 100배가 되기보다는 1배라도 되면 다행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자가 되고 점점 더 부유해져가는 이삭의 삶이 잘 상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삭 무리가 그랄을 떠나고 우물과 관련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 대한 문체가 차분하고 이삭의 감정선이 표현되어 있지 않아 한 개인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미루어 짐작해보면 흉년으로 그랄까지 오게된 외부인 이삭은 다른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버려진 땅에 어렵게 정착했을 것 같습니다. 기반이 없는 곳에서 살 곳을 마련하고,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하기 위해 물길을 만들고, 땅을 고르고, 야생동물이나 도둑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비책 등을 오랜 시간 구축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렇게 고생하여 번성하는 여건을 마련하니 블레셋 사람들이 이삭에게 떠나라고 하는 것은 훌륭한 생산/거주 수단을 정당한 대가 없이 빼앗는 것과 같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반을 잃은 상태에서 비대해진 자신의 가족, 가축, 종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재난에 가까웠을 것이고 모든 것을 유지하기에 감당이 안 되어 일부는 남겨두고 떠났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수고하여 얻을 수 있는 성과를 부당하게 빼았길 상황이 온다면 순순히 포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삭이 떠돌이라고 해도 이런 일을 억울하고 부당하게 생각하여 이에 자신의 세력으로 힘을 과시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삭 무리는 대체로 순순히 부당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편을 택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삭은 복의 근원이 땅과 우물과 시설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믿고 실천했습니다. 만약 거주지를 떠나라는 블레셋 사람들의 요구나 우물에 대한 그랄 양치기들의 태도에 대해 힘으로 보복하거나 이권을 쥐고 놓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면 그것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땅과 우물을 숭배하는 행동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태도는 고대 근동 지방의 우상 숭배 문화와 다름이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듯 그들과 후손을 가나안으로 이끌 것이라는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땅과 우물에서 오는 이권에 자신의 존재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삶을 돌아볼 때, 커리어의 특성상 불안정하고 그 불안을 견디기 위해 눈에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붙잡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안정을 줄 수 있는 이권이나 성과 생성 시스템의 요충지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같은 것이 하나님에 대한 부족한 신뢰가 실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이삭에게 가나안이 있었듯 제가 나아갈 곳은 하나님 나라라는 것을 다시 기억하며 스스로를 이 땅에 속박하게 만드는, 지금도 생명줄처럼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기억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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